
분전반 안을 열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메인 차단기에서 들어온 굵은 전기를 여러 분기 차단기로 '나눠 보내는' 구리 막대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스바(Bus-bar), 분전반의 모선(母線)입니다. 위 영상은 (주)한국산업이 0623 출고건에서 산업용 분전반의 동 부스바를 직접 측정·가공·체결한 실제 작업 장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스바가 무엇이고', '왜 굵기를 정확히 골라야 하며', '왜 토크(조임력)가 안전을 좌우하는지'를 교육적으로 풀고, 한국산업이 한 대의 분전반을 위해 어디까지 손을 대는지를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존 글에서 다룬 차단용량(kA) 선정·외함 IP등급·차단기 결선 기본과는 겹치지 않는, 순수하게 '구리 모선' 이야기입니다.
1. 부스바(Bus-bar)란 무엇인가
부스바는 분전반 내부에서 메인 차단기로 들어온 전기를 여러 분기 차단기로 나눠 보내는 구리 막대(銅帶) 모선입니다. 전선이 아니라 굵은 동대를 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대전류를 발열 없이, 안정적으로, 정해진 경로로 분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선 다발로는 정리도 어렵고 접속점마다 저항·발열이 생기지만, 한 장의 동대는 전류를 넓은 단면으로 흘려보내며 차단기 단자에 직접 볼트로 물립니다.
3상 4선식(3φ4W) 분전반의 모선은 R·S·T·N 네 가닥이 기본입니다. 한국산업 견적·제작 기준도 4가닥(R·S·T·N)을 표준으로 잡습니다. 단상(2P) 메인처럼 상(phase) 바가 절반인 경우에는 중량을 그만큼 보정해 산정합니다.
2. 왜 부스바 '굵기'가 그렇게 중요한가
부스바 굵기는 멋이나 관행이 아니라 '용량(AF, 차단기 프레임 용량)'을 따라 계단식으로 커집니다. 단면적이 곧 흘릴 수 있는 전류이자 발열 여유이기 때문입니다. 가는 막대에 큰 전류를 흘리면 저항 발열로 온도가 올라가고, 그 자체가 사고의 씨앗이 됩니다.
참고로 동 부스바가 연속 운전에서 흘릴 수 있는 전류는 '전류밀도'라는 경험 원리로 가늠합니다. 자연 대류 조건에서 대략 1.5~2.0 A/mm²(보수적으로는 0.8~1.2 A/mm²) 수준으로 보지만, 이는 주위온도·설치 방식(개방형 vs 함체 내부)·치수·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1차 판단값'일 뿐입니다. 실제 한국산업의 부스바 규격은 이 어림값으로 역산하지 않고, 차단기 프레임 용량(AF) 기준의 계단표로 선정합니다. 최종적인 허용전류 검증은 IEC/KS 등 표준 체계를 따릅니다.
3. 차단기 정격별 동 부스바 선정 — '허용전류 ≥ 정격'이 원칙
부스바 규격을 고르는 진짜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동대(평각 구리 부스바)의 허용전류가 차단기 정격전류 이상이면 됩니다. 이는 국내·국제 표준인 KS C IEC 61439의 선정 원칙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표준에 '규격 → 허용전류'를 못박은 고정 숫자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온도상승 한계(나동 기준 약 70K)를 넘지 않도록 제조자가 시험으로 검증'하라고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중 허용전류표는 출처마다 값이 다릅니다. 아래는 국제 방법론(IEC 61439)에 기반한 평각 동대 허용전류 참고표입니다.

표에서 보듯 동대는 폭·두께가 커질수록 단면적과 허용전류가 함께 올라갑니다. 그래서 차단기 정격이 커지면 한 단계 굵은 동대를 씁니다(예: 100A→25×3, 225A→30×5, 400A→40×10). 단, 위 수치는 '나동(맨 구리)·주위 40℃·정지공기'라는 보수적 조건의 참고값입니다. 실제 허용전류는 도금(주석·은) 여부, 함체가 밀폐형인지 통풍형인지, 동대를 몇 매로 적층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국산업은 이 표준 원칙(허용전류 ≥ 정격)에 현장 조건과 9년 제작 데이터를 함께 반영해 규격을 확정합니다.
4. 단상(2P) 메인은 왜 중량을 보정하는가
3상 4선식 모선은 R·S·T·N 4가닥이 기본이지만, 단상(2P) 메인은 상(phase) 바가 절반입니다. 그래서 메인 모선 중량은 약 30% 감(×0.70), 단상 분기 모선은 약 15% 감(×0.85)으로 보정합니다. '4가닥짜리 계산을 단상에도 그대로 쓰면' 재료가 과대 산정되기 때문에, 회로 구성에 맞춰 정직하게 깎아 계산합니다. 견적이 부풀지 않도록 하는 디테일입니다.
5. 부스바 중량은 '눈대중'이 아니라 물리식으로
부스바 중량(=구리 재료량)은 막연히 함 크기로 잡는 게 아니라 물리식으로 계산합니다. 핵심 골격은 이렇습니다. 중량 ≈ 단면적(두께T×폭W) × 길이 × 구리비중(8.9) ÷ 1,000,000 × 가닥수. 여기서 8.9는 구리의 비중(g/cm³)을 뜻하며, 두께가 아니라 '재질 밀도' 자리입니다. 큰 차단기의 굵은 바가 물리적으로 더 무거워지는 게 정확히 반영됩니다.
한국산업이 쓰던 레거시 견적 프로그램의 부스바 산식도 골격은 동일합니다(폭 × 두께 × 길이 × 구리비중 8.9 ÷ 1,000,000 형태). 차이는, 신엔진이 여기에 대표님의 실무 로스(자투리·가공 실패·절곡 분배)를 추가로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동대는 보통 3m 단위로 공급되어 자투리가 남고 가공 실패도 나오므로, 이론값보다 모자라지 않게 길이 여유를 내재해 둡니다. 작은 규격일수록 메인에서 분기로 가는 분배 경로가 더 구불구불해 길이 여유가 더 들고, 큰 규격일수록 비교적 직선이라 여유가 덜 듭니다.
6. 왜 '토크(조임력)'가 안전의 핵심인가
부스바를 차단기 단자·절연 부싱에 볼트로 물릴 때, 손감으로 대충 조이면 안 됩니다. 볼트가 느슨하면 유효 접촉면이 줄고 미세한 틈이 생겨 접촉저항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발열은 전류의 제곱에 비례합니다(P = I²R). 그래서 접촉저항이 조금만 올라도 발열은 급증합니다. 정상 접합부의 접촉저항이 5μΩ 미만이라면, 불량 접합부는 10~20μΩ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가령 10→15μΩ(50% 증가)만 되어도 발열은 2.25배가 됩니다.
느슨한 접속은 시간이 지나며 발열 → 산화 → 접촉저항 추가 상승의 악순환을 거쳐, 결국 아크와 전기화재의 대표적 전조가 됩니다. 그래서 부스바 체결은 토크렌치로 규정값(볼트 크기·재질에 따라 통상 20~50Nm 범위에서 규정)으로 조이고, 한 볼트씩 확인합니다. 과부족 모두 위험합니다. 부족하면 발열·아크, 과하게 조이면 동대 변형·볼트 손상이 생깁니다. (구체 토크값은 볼트·차단기 규격마다 다르므로 일반 원리로만 설명드립니다.)
7. '여유 부스바'의 의미 — 미래를 위한 +100mm
현장에서 '차단기 더 넣을 수 있게 부스바를 길게 빼달라'는 요청이 종종 들어옵니다. 이는 지금 쓰는 길이에 딱 맞추라는 뜻이 아니라, 나중에 분기 차단기를 추가할 수 있도록 모선을 더 길게 남겨두라는 '여유 요청'입니다. 한국산업은 이런 경우 통상 모선을 +100mm 길게 빼고 천공(볼트 구멍) 자리를 미리 남겨, 고객이 나중에 회로를 손쉽게 증설하도록 배려합니다. 당장 쓰지 않더라도 미래의 확장을 미리 설계해 두는 것입니다.
8. 한국산업은 이렇게 가공·체결합니다 (장인 공정)
여기서부터가 핵심입니다. 부스바는 '자르면 끝'이 아닙니다. 한 대의 분전반 모선이 완성되기까지의 실제 손길을 단계별로 보여드립니다.
① 측정과 마킹 — 도면과 실제 차단기 단자 위치를 맞춰, 부스바를 어디서 자르고 어디에 구멍을 뚫을지 ㎜ 단위로 측정·마킹합니다. 분기 차단기가 늘어선 행마다 단자 피치가 다르므로, 일률 절단이 아니라 그 반(盤)에 맞춘 케이스별 실측입니다.
② 절단·천공·절곡 — 마킹선대로 동대를 절단하고, 차단기 단자 볼트 규격에 맞춰 천공(φ는 볼트경 + 여유)합니다. 그다음 메인에서 분기로 전류를 분배하기 위해 부스바를 절곡(밴딩)합니다. 작은 규격일수록 분배 경로가 구불구불해 절곡이 많아집니다.
③ 규정 토크 체결 — 가공한 부스바를 차단기 단자·절연 부싱에 볼트로 물린 뒤, 손감이 아니라 토크렌치로 한 볼트씩 규정값으로 조이고, 조인 볼트에는 체결마크(표시선)를 남겨 풀림 여부를 한눈에 점검할 수 있게 합니다. 앞서 설명한 P=I²R 발열을 막는 가장 결정적인 공정입니다.
④ 여유 부스바 증설 배려 — 향후 분기 증설을 위해 모선을 +100mm 여유로 빼두고 천공 자리를 남깁니다.

⑤ 출고 전 검수 — 모선 가공·체결이 끝나면 결선 상태·극성·이격거리를 육안과 측정으로 검수합니다. 한 가닥의 결선 오류라도 작업대에서 잡으면 5분이면 끝나지만, 현장에서 통전 후 발견되면 재방문·공기 지연·분쟁이 됩니다. 이 비대칭이 '받기 전 확인'이 곧 완성품의 증명인 이유입니다.

⑥ 출고 전 영상 촬영 제도 — 검수가 끝나면 결선과 토크 체결 상태, 외관을 영상으로 남겨 고객이 받기 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보냅니다(업체명 비공개·지역만 표기). '제대로 만들어 전국으로 출고된다'를 눈으로 입증하는, 한국산업의 차별화된 제도입니다. 위 0623 영상이 바로 그 실제 가공·체결 장면입니다.
9. 도면 한 장이면, 모선부터 출고까지
부스바는 분전반의 '뼈대이자 혈관'입니다. 규격 선정 한 단계, 토크 한 볼트가 발열과 안전을 가릅니다. 한국산업은 9년간 분전반을 만들며 측정·가공·토크 체결·검수·영상 촬영을 제도로 다듬어 왔고, 전기차충전 5만 회로 출고 실적을 포함한 다양한 규격을 표준화해 왔습니다.
도면이나 손글씨 요청서만 주시면 견적 → 제작 → 검수 → 영상 검수 → 전국 출고까지 책임지고 진행합니다. 문의: TEL 053-792-1410 / info@hkkor.com. (외함 재질 STS vs 철제, 옥외함 작동시험 이야기는 별도의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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