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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 분전반 외함, 방진·방수·방청 규격은 왜 이렇게 나뉘었나 — IP 코드·염해 부식·STS304 vs 316

(주)한국산업 2026. 7. 29. 12:08

전남 진도군 현장으로 나간 분전반은 외함을 스테인리스로 짰습니다. 이 결정 자체는 짧습니다. "해안이니까 스텐"이라고 하면 한 줄로 끝납니다. 그런데 그 한 줄 뒤에는 세 겹의 규격·물리·화학이 쌓여 있고, 그걸 모르고 "스텐이 좋대요"로만 넘어가면 다음 현장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 글은 그 세 겹을 하나씩 벗겨봅니다 — 옥외함 규격이 왜 옥내함과 나뉘는지, 그 규격이 참조하는 국제 등급 체계는 무엇을 재는지, 그리고 그 등급을 통과한 함이라도 왜 재질에 따라 수명이 갈리는지. ## 1. 옥내와 옥외, 규정이 나뉘는 지점 — 방진·방수·방청 3항목 전기설비규정(KEC)은 분전반 설치 장소를 옥내와 옥측·옥외로 나누고, 각각 다른 외함 기준을 요구합니다. - **옥내 설치(KEC 232.84)**: 외함은 불연성 또는 난연성이면 됩니다. 근거 규격은 KS C 8326이고, 여기에는 방수·방청 요건이 없습니다. - **옥측·옥외 설치(KEC 235.1)**: 배전반·분전반은 KS C 8324 기준의 **외부 분진에 대한 보호, 방수성, 방청 처리**에 적합해야 합니다. [E2] 왜 규정이 이렇게 나뉘었는지 원리를 보면 답은 단순합니다. 옥내함은 비를 맞을 일이 없다고 전제합니다. 그래서 규정이 요구하는 것도 화재 확산 방지(불연·난연)에 그칩니다. 반면 옥외함은 빗물·먼지·자외선·온도차에 노출되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화재 확산 방지 위에 **분진 침입 차단(방진) + 물 침입 차단(방수) + 금속 산화 방지(방청)** 세 가지가 추가로 얹힙니다. 즉 옥외함은 옥내함 요건의 상위 집합이지, 전혀 다른 별개의 기준이 아닙니다. **이걸 안 지키면 벌어지는 일**은 두 단계로 옵니다. 1단계는 조용합니다 — 패킹이 없는 문틈, 처마가 없는 상판으로 빗물이 스며들어도 처음엔 겉에서 티가 안 납니다. 2단계에서 터집니다 — 스며든 물이 부스바 접속부와 차단기 단자 주변에 고이면서 절연이 무너지고, 지락·트래킹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산업이 실제로 겪은 사례([`cs/outdoor_vs_indoor_qa.md`](../../../../domains/hkkor/domain_overrides/cs/outdoor_vs_indoor_qa.md))에서도 이 경로로 함을 통째로 재제작하고 배상까지 갔습니다. [E2] **현장 판단 기준**은 "지붕이 있는가"가 아니라 "비바람이 옆에서 들이치는가"입니다. 처마 밑이라도 측면 개방형이면 KEC상 옥측으로 봐야 하고, 규정은 이 경우도 옥외와 동일한 요건을 적용합니다.

▲ 출고 전 외함. 보호필름에 "STAINLESS STEEL" 표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재질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 KS C 8324가 기대는 국제 등급 체계 — IP 코드는 숫자 두 자리로 뭘 재는가 KS C 8324는 방진·방수 성능을 자체 시험 항목(외부분진에 대한 보호, 방수성)으로 규정하는데, 이 항목들이 참조하는 상위 개념이 국제 방진·방수 등급, 이른바 **IP 코드**입니다. 국내에는 KS C IEC 60529로 도입돼 있고, 원본은 IEC 60529입니다. IP 코드가 숫자 두 자리로 구성되는 이유부터 짚어야 합니다. **첫째 자리는 고형물(분진·이물질) 침입에 대한 보호 등급**이고, **둘째 자리는 물 침입에 대한 보호 등급**입니다. 두 성능을 하나의 숫자로 뭉쳐버리면 "먼지엔 강한데 비엔 약한 함"과 "먼지엔 약한데 비엔 강한 함"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애초에 시험 자체가 분진 시험과 방수 시험으로 분리돼 있고 등급 표기도 그걸 그대로 반영합니다. **이 원리를 모르고 스펙시트를 읽으면 사고가 납니다.** IP 등급의 앞자리만 보고 "방진 잘 되네"라고 안심했다가, 뒷자리(방수)가 낮은 제품을 빗물 노출 위치에 설치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실제로 나옵니다. 반대로 "IP 등급이 있으니 옥외용"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 등급은 시험 조건(분사 각도, 수압, 시간)을 통과했다는 뜻이지, 모든 옥외 환경(염해·자외선·강풍 압력차)까지 보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현장에서의 판단 기준**은 스펙시트에서 두 자리를 각각 따로 읽는 것입니다. 견적 요청서에 "IP 등급 확인 요청"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어느 자리를 기준으로 잡을지부터 되물어야 합니다. 분진이 문제인 현장(분체 작업장 인근)과 침수가 문제인 현장(저지대·해안)은 요구되는 자리가 다릅니다. ## 3. 염해가 함을 갉아먹는 방식 — 국부부식은 왜 전체부식보다 무섭나 방수·방진을 다 통과한 함도 시간이 지나면 해안에서 먼저 무너집니다. 이유는 물리적 침투가 아니라 **화학 반응**입니다. 일반 도장 강판의 방청 원리는 도막이 금속과 공기(산소·수분)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차단이 **완전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운반·시공 중 생긴 미세 흠집, 볼트 체결부, 절곡부 모서리는 도막이 얇아지거나 끊기는 지점이고, 여기로 염화물 이온(Cl⁻)이 스며듭니다. 염화물이 도막 밑에서 하는 일이 핵심입니다. 염화물 이온은 철의 표면 산화피막(부동태막)을 국소적으로 파괴하는 성질이 있고, 한번 파괴된 지점은 주변보다 전위가 낮아져 그 좁은 지점에 부식 반응이 집중됩니다. 이걸 **공식(孔蝕, pitting corrosion)**이라 부릅니다. 전체 표면이 고르게 얇아지는 전면부식과 달리, 공식은 한 지점을 파고들어 짧은 시간에 관통에 가까운 깊이까지 진행됩니다. 도막으로 덮여 겉보기엔 멀쩡한데, 어느 순간 그 지점만 부풀고 구멍이 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안 지키면 생기는 일**은 순서가 있습니다. 공식이 강판을 관통하면 그 구멍은 더 이상 "방수 등급이 있는 함"이 아니라 그냥 뚫린 상자입니다. 방수 시험을 통과했던 등급표는 그 순간부터 의미가 없어집니다. 빗물이 직접 부스바·단자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습기를 먹은 절연물 표면에 미세 전류가 흐르는 트래킹으로 이어져 지락·화재로 갑니다. **현장 판단 기준**은 "몇 년 버티느냐"를 재질 하나로 답하지 않는 것입니다. 염해 진행 속도는 해안까지의 거리, 풍향, 세척 주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같은 도장 강판이라도 내륙에서 10년 버티는 사양이 해안 최전선에서는 2~3년에 공식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재질 스펙 한 줄이 아니라 **"이 위치, 교체가 얼마나 어려운가"** — 사다리로 닿는 자리인지, 설비를 세우고 인력을 배로 실어 날라야 닿는 자리인지가 재질 등급을 정하는 실제 변수입니다.

▲ R·S·T·N 상별로 색을 구분한 부스바. 접속부마다 체결 토크가 접촉저항과 발열을 좌우합니다.

## 4. STS304로 충분한 현장, STS316이 필요한 현장 — 몰리브덴이 하는 일 스테인리스가 도장 강판보다 오래 버티는 이유는 "안 녹슬어서"가 아니라, 표면에 형성되는 크롬 산화피막이 손상돼도 산소와 만나면 **스스로 다시 덮이기 때문**입니다. 도장은 한번 벗겨지면 그걸로 끝이지만, 스테인리스의 부동태막은 자기 복구 성질이 있습니다. 해안처럼 방청이 상시 시험받는 환경에서 스테인리스가 유리한 근본 이유입니다. 다만 스테인리스도 등급에 따라 염화물 저항력이 다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갈리는 지점이 **STS304와 STS316**입니다. 둘의 화학 조성 차이는 몰리브덴(Mo)입니다 — STS316은 Mo를 2~3% 포함하지만, STS304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몰리브덴이 하는 일은 크롬 부동태막을 염화물 환경에서 더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이 차이를 정량화한 지표가 **내공식지수(PREN)** 인데, 공개된 합금 데이터 기준으로 STS316은 대략 25~26, STS304는 18~2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숫자가 클수록 염화물 환경에서 공식·틈부식이 늦게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해안·염분 상시 노출 환경에서는 STS304보다 STS316이 실제로 더 오래 버팁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STS316이 정답은 아닙니다.** 자재비 차이가 있고, 내륙이나 처마 밑처럼 염분 노출이 간헐적인 환경에서는 STS304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STS316을 썼다고 방심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 염화물이 국소적으로 정체되는 틈(용접부·개스킷 접촉면)에서는 STS316도 틈부식이 생길 수 있어, 재질 등급만이 아니라 용접·가공부 마감이 함께 관리돼야 합니다. [E2] **현장 판단 기준**은 결국 "염분이 상시 닿는가, 가끔 닿는가"와 "교체가 쉬운가, 어려운가" 두 축의 조합입니다. 섬·해안 최전선처럼 두 조건이 다 나쁜 위치일수록 STS316 쪽으로, 내륙이거나 접근이 쉬운 위치일수록 STS304나 도장 강판으로 내려가는 게 합리적입니다. 이건 규정이 강제하는 선택이 아니라, 총소유비용(자재비 + 재방문 인건비 + 라인 정지 비용)을 계산한 결과입니다.

▲ 외함 내부. 도어에는 스테인리스 표시 필름이, 판 안쪽은 아연도금강판으로 구성을 분리해 원가와 내식성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 접지·중성선 처리에 쓰이는 구리 부스바 소재. 다공 가공된 상태로 규격에 맞춰 절단·천공됩니다.

## 5. 네 가지를 한 표로 정리하면 | 구분 | 원리 | 안 지키면 | 판단 기준 | |---|---|---|---| | 옥내/옥외 규격 위계 | 옥외는 옥내 요건(불연·난연) 위에 방진·방수·방청 추가 | 빗물 침투 → 부스바·단자 부식 → 지락 | 비바람이 측면에서 들이치면 옥측으로 간주 | | IP 코드 두 자리 | 첫째=분진, 둘째=방수 — 별도 시험 | 앞자리만 보고 방수 낮은 제품 오설치 | 스펙시트 두 자리를 각각 따로 확인 | | 염해 공식 부식 | 흠집으로 침투한 염화물이 국소 부동태막 파괴 | 도막 밑 부식이 관통 → 방수 등급 무의미화 | 해안거리·교체난이도로 진행속도 추정 | | STS304 vs 316 | Mo 2~3%가 부동태막 안정성 강화(PREN↑) | 상시 염분 환경에 304 사용 시 조기 공식 | 염분 상시노출+교체난이도 둘 다 나쁘면 316 | ## 6. 자주 나오는 질문 **Q. IP65면 옥외 어디든 써도 되나요?** 등급은 정해진 시험 조건(분사각·수압·시간)을 통과했다는 뜻이지, 염해·자외선 열화·강풍에 의한 압력차까지 보증하지 않습니다. 등급과 재질(방청 처리 방식)은 별개로 확인해야 합니다. **Q. 도장 강판에 방청 처리를 강하게 하면 스테인리스만큼 가나요?** 방청 도장은 흠집이 안 생기는 한 오래 갑니다. 문제는 운반·시공 중 흠집이 100% 안 생긴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스테인리스의 강점은 흠집이 나도 그 자리에서 부동태막이 다시 자란다는 점이고, 이 차이가 해안에서 수명 격차로 나타납니다. **Q. 옥측인지 옥외인지 헷갈리면 어떻게 하나요?** 가장 나쁜 결정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처마 밑이라도 옆으로 비가 들이칠 가능성이 있으면 옥외 기준으로 함을 정하는 게, 나중에 재시공하는 것보다 총비용이 낮습니다.

이번 진도군 함은 위 기준으로 스테인리스를 선택하고, 출고 전 영상으로 내부 마감을 확인한 뒤 발송했습니다. 도면이 없어도 설치 환경(옥내/옥측/옥외, 염분 노출, 교체 접근성)만 알려주시면 재질부터 함께 정합니다. 문의 : 053-792-1410 · info@hkkor.com > 근거: KEC 235.1·232.84, KS C 8324·8326(교육 지식베이스 [E2]) / IP 코드는 KS C IEC 60529(IEC 60529 도입) / STS304·316 몰리브덴 함량과 PREN 수치는 공개된 합금 내식성 자료 기준이며, 실제 수명은 현장 환경에 따라 달라 본문에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