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희 쪽으로 온 부산 현장 발주는 조금 특이했습니다. "외함은 필요 없고 속판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거든요. 분전반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속판이 뭔데 따로 주문하지?" 싶으실 텐데, 오늘은 이 속판이라는 게 정확히 뭘 가리키는지, 왜 이런 주문이 나오는지, 그리고 왜 같은 날 나간 춘천 건(외함 포함 풀세트)보다 납기가 하루 짧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오늘 제작 사양
| 구분 | 부산 (속판만 제작) | 춘천 (외함 포함 풀세트) |
|---|---|---|
| 품목 | 일반 동력 분전반 | 일반 동력 분전반 |
| 외함 | 발주 대상 아님 (속판만) | SUS 201 1.2T, 750×1500×200 |
| 속판 사이즈 | 55×1100, P-COVER STEEL | - |
| 메인 차단기 | LS 표준형 | 상도 4P 125AT |
| 메인 부스바 | 3T×15 | 5T×20 |
| 분기 부스바 | 3T×15, 2T×8 | 3T×15, 2T×8 |
| 납기 | 표준 2일 | 표준 3일 |

▲ 부산 현장, 외함은 이미 준비된 상태였고 저희는 내부만 작업했습니다
2. "속판"이라는 말, 현장에서는 두 가지 의미로 섞여 쓰입니다 분전반 내부를 구성하는 철판을 부를 때 "속판"이라는 말을 쓰는데, 실제로는 두 가지가 섞여서 통용됩니다. 하나는 차단기와 부스바가 실제로 나사로 고정되는 취부판(backing plate)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위에서 사람 손이 충전부(전기가 흐르는 단자 부분)에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가림판입니다. 저희 견적 체계에서는 후자를 "P-COVER"라는 이름의 자재 항목으로 별도 관리합니다 — 재질에 따라 아크릴형과 STEEL형으로 나뉩니다[E1]. 오늘 부산 건은 이 둘을 한 세트로 묶어 "P-COVER STEEL" 사양, 사이즈 55×1100으로 제작했습니다. 왜 이 구분이 중요한가: KEC 232.84(옥내 저압 배·분전반 시설기준)는 "노출 충전부가 있으면 취급자 이외의 사람이 쉽게 접촉할 수 없도록 시설하라"고 못박고 있습니다[E1]. 외함 자체가 이미 있는 현장이라 하더라도, 문을 열었을 때 손이 바로 차단기 단자에 닿는 구조라면 이 요건을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속판만 새로 만든다"고 해도 이 가림 기능은 생략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양에 포함되는 게 정상입니다. 안 지키면 생기는 일: 가림판 없이 차단기·부스바가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쓰면, 점검이나 청소 중 손이나 도구가 충전부에 닿아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동력반은 전동기 기동 시 순간적으로 큰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사고 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현장 판단 기준: 외함이 이미 있어 속판만 새로 맞추는 경우에도, 새 속판이 기존 외함의 문 개구부·손잡이 위치와 맞물렸을 때 충전부가 그대로 드러나지는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치수만 맞춘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조립 후의 접근 가능성까지 봐야 합니다.

▲ 차단기와 부스바가 취부판 위에 고정된 상태 — 이 위에 가림판이 덧붙습니다
3. 왜 외함은 빼고 속판만 주문하는 경우가 생기는가 이런 요청이 나오는 경우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기존에 쓰던 캐비닛(외함)이 아직 멀쩡해서 그대로 재사용하고, 안쪽 구성만 새 사양으로 바꾸고 싶은 경우입니다. 둘째는 외함 자체를 다른 경로로 이미 확보했거나 별도 발주한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은 "새 철판을 재단·절곡·용접·도장까지 해서 통째로 외함을 짜는 공정"이 이번 주문에는 빠진다는 점입니다. 왜 이게 납기에 영향을 주는가: 외함 하나를 처음부터 만들려면 철판 절단 → 절곡 → 용접 → 표면 처리(도장 또는 헤어라인) → 건조까지 여러 공정이 순서대로 들어갑니다. 반면 속판만 만들 때는 이미 있는 취부판 자재에 차단기·부스바를 배치하고 결선한 뒤 가림판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공정 수 자체가 줄어듭니다. 오늘 부산 건의 표준 납기가 2일, 외함까지 포함한 춘천 건이 3일로 잡힌 것도 이 차이 때문입니다. 안 지키면 생기는 일: 반대로, 외함까지 새로 필요한 주문인데 "속판만" 기준으로 납기를 기대하시면 실제 작업 범위와 안 맞아 일정이 어긋납니다. 외함 유무 확인 없이 납기부터 약속하면 나중에 재조정이 필요해지고, 이게 반복되면 신뢰가 깎입니다. 판단 기준: 인테이크 단계에서 "이번 건에 외함이 포함되는지"부터 먼저 확인합니다. 포함이면 표준 3일 이상, 속판만이면 표준 2일 전후로 갈리는 식입니다. 정확한 기간은 배치·결선 복잡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사양별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취부판 위 부스바 결선 근접 사진입니다
4. 부스바 규격 — 메인과 분기가 같은 두께로 나온 이유 표를 보시면 오늘 부산 건은 메인 부스바와 분기 부스바 일부가 똑같이 3T×15로 잡혀 있습니다. 보통은 메인 쪽이 분기보다 굵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왜 여기선 같을까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원리: 부스바 두께는 실제로 그 구간에 흐르는 전류(정격)에 맞춰 정해집니다. 메인 차단기의 정격전류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소형~중형 동력반에서는, 메인 쪽 부스바와 분기 쪽 굵은 부스바가 비슷한 규격으로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나옵니다. 오늘 사양표에는 메인 차단기가 "LS 표준형"이라고만 표기돼 있고 정확한 정격전류(AT)는 저희도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값이라, 이 글에서 구체적인 숫자를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안 지키면 생기는 일: 부스바 두께를 정격전류 확인 없이 감으로 정하면, 특정 구간에서 단면적이 부족해 정상 부하에서도 발열이 심해지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스펙 자체가 낮게 잡혔을 때 생기는 문제라, 나중에 눈으로 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더 위험합니다. 판단 기준: 메인·분기 부스바 두께가 같게 나왔다고 해서 "잘못 잡힌 것 아니냐"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차단기 정격을 먼저 확정하고 거기에 맞춰 부스바 단면적을 역산하는 순서만 지켜졌다면, 결과적으로 두께가 같게 나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 다른 각도에서 본 결선 마무리 상태입니다
5. SUS 201 vs 도장강판 — 같은 날 나간 두 재질 비교 오늘은 부산 건(속판, STEEL 재질)과 춘천 건(외함 전체, SUS 201 재질)이 같은 날 나갔다는 점에서 재질 비교를 해보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원리: SUS(스테인리스)는 표면에 얇은 산화피막이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어 습기·염분에 대한 내식성이 도장강판보다 높습니다. 반면 도장강판은 철판 표면에 도장(또는 향후 정전분체도장 같은 별도 공정)으로 방청층을 인위적으로 입히는 방식이라, 도막이 손상되면 그 지점부터 부식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E2]. 다만 옥외 설치 규격(KEC 235.1·KS C 8324)은 재질을 SUS로 강제하지 않고, 도장강판도 적절한 방청 공정을 거치면 옥외 요건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안 지키면 생기는 일: 습기·부식 우려가 있는 자리에 방청 처리가 부실한 일반 철판을 쓰면, 눈에 띄지 않는 내부 단자 쪽부터 부식이 진행돼 접촉저항이 올라가고, 이게 발열·트래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내의 건조한 환경에 굳이 SUS까지 쓰면 초기비용만 올라가고 실질적인 이득은 크지 않습니다. 현장 판단 기준: 재질 선택은 "무조건 스텐이 좋다"가 아니라 설치 환경(옥내/옥측/옥외, 습기·염분 노출 정도)과 총소유비용(초기비 + 유지보수비)을 같이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저희는 견적 인테이크 단계에서 설치 환경을 먼저 확인하고, 고객이 특정 재질을 지정하신 경우에도 그 이유를 여쭤보고 참고합니다.

▲ 같은 날 나간 춘천 건은 SUS 201 외함이었습니다 — 비교용 사진
6. 정리
| 구분 | 원리 | 안 지키면 | 판단 기준 |
|---|---|---|---|
| 속판·P-COVER | 충전부 접촉 차단 요건(KEC 232.84) | 노출 충전부 접촉 → 감전 | 외함 재사용 시에도 가림 기능은 생략 불가 |
| 외함 유무 | 외함 신규 제작 시 공정 수 증가 | 범위 오판 → 납기 어긋남 | 인테이크에서 외함 포함 여부부터 확인 |
| 부스바 두께 | 정격전류 기준으로 단면적 결정 | 단면적 부족 → 발열 | 두께가 같게 나와도 순서만 맞았으면 정상 |
| SUS vs 도장강판 | SUS는 자연 내식성, 도장강판은 인위적 방청층 | 환경 오판 → 부식·발열 | 설치 환경 + 총소유비용으로 판단 |
7. 자주 나오는 질문 Q. 속판만 주문하면 외함 제작보다 항상 저렴한가요? A. 대체로 공정 수가 줄어드는 만큼 유리한 경우가 많지만, 취부판·가림판 사양(재질·크기·차단기 배열 복잡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기존 외함에 저희가 만든 속판을 넣으면 바로 맞나요? A. 치수와 개구부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 외함의 실측 정보 없이 속판만 임의로 제작하면 조립 단계에서 안 맞을 위험이 있어, 저희는 이 정보를 먼저 요청드립니다. Q. SUS가 아니어도 옥외에 설치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KS C 8324 요건은 재질을 SUS로 강제하지 않으며, 도장강판도 적절한 방청 공정을 거치면 옥외 규격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염분 상시 노출 같은 극한 환경에서는 SUS가 총소유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Q. 속판 제작을 맡기려면 저희가 뭘 준비해야 하나요? A. 가장 중요한 건 기존 외함의 내부 개구부 치수와 문 여닫는 방향, 손잡이·잠금장치 위치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차단기 구성(메인·분기 용량과 개수)만 있으면 저희 쪽에서 취부판·부스바·가림판 배치를 잡아드립니다. 사진과 대략적인 치수만 있어도 검토는 시작할 수 있고, 정확한 제작은 실측 확인 후 진행합니다. 8. 오늘 같은 날 두 사례가 같이 나온 이유 같은 날 정반대 성격의 두 건이 겹친 건 우연이지만, 이 두 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분전반 제작"이라는 말 안에 실제로는 범위가 다른 여러 작업이 섞여 있다는 게 잘 드러납니다. 외함부터 새로 짜는 풀세트 제작, 기존 함을 살리고 안쪽만 새로 하는 속판 제작, 그리고 재질(SUS냐 도장강판이냐)까지 — 이 세 축이 각각 따로 결정되는 변수라는 걸 알아두시면, 견적을 받으실 때 "왜 이번 건은 이렇게 나왔지"를 스스로 가늠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여름휴가 안내 저희 (주)한국산업은 2026년 8월 1일(토)부터 8월 5일(수)까지 여름휴가로 휴무합니다. 8월 6일(목)부터 정상 영업합니다. 휴가 기간 문의는 문자·이메일로 남겨주시면 영업 재개 후 순서대로 확인해 답변드리겠습니다. 부산·경남 지역 동력 분전반, 속판(내부판) 단독 제작 문의는 기존 외함 실측 사진만 있으면 검토 가능합니다. 문의 : 053-792-1410 · info@hkkor.com 근거: KEC 232.84·235.1, KS C 8326·8324(교육 지식베이스 [E1][E2]) / P-COVER(아크릴·STEEL) 자재 구분은 한국산업 내부 견적 기준 / 부스바 두께-정격전류 대응 관계는 업계 일반 설계 원칙이며, 본문에서 구체 AT 수치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 오늘 부산·춘천 사양은 실제 출고 메모 기준입니다.